요즘 고전 명작 영화를 찾아보는 취미가 생겼다. 여러 거장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보는 중인데 지금은 그 중에 마틴 스코세이지의 영화를 찾아보고 있다. ‘갱스 오브 뉴욕’에 이어 보게된 영화는 1976년작 ‘택시 드라이버’. 둘 다 뉴욕을 배경으로 한 영화로 그만큼 감독의 뉴욕에 대한 사랑이 느껴진다.

혹자가 그랬다. 진정한 뉴요커는 ‘섹스 앤 더 시티’의 뉴욕보다 ‘갱스 오브 뉴욕’의 뉴욕을 더 진짜 뉴욕으로 여긴다고. 여러 지역 출신의 이민자들이 뒤섞여 생기는 무질서, 범죄, 빈곤 등의 어두운 면이 감독이 생각하는 뉴욕인듯하다. 이게 설득력이 있는게 감독은 뉴욕 출생에 뉴욕 대학까지 다닌 완벽한 뉴요커이니 그 보다 이 도시를 더 잘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듯 하다.

영화는 1976년작이라고 믿을 수 없을 만큼 모던하고 화려한 영상미를 자랑한다. 몽환적이고 축축한 뉴욕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어딘가 조합이나 구성이 익숙한 면이 있다. 그렇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홍콩영화와 이 영화는 매우 닮아있다. (사실 개봉일을 보면 홍콩영화가 이 영화의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 것이 더 맞는 말일 것이다.)

홍콩영화 감성으로 보는 뉴욕. 이 영화는 나에게 이런식으로 이해된다. 주인공의 독백, 화려한 네온사인과 어두운 골목, 비오는 창밖으로 비치는 몽환적인 거리까지 홍콩영화의 공식은 모두 여기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한다.

이 영화는 젊은 택시 운전사가 쓰래기 같은 도시에 환멸을 느끼며 무기력감을 느끼다. 그리고 유일한 탈출구로 여기던 여성에게 차이는 것을 계기로 점점 폭력적으로 변해간다. 재미있는 것은 결말인데 주인공은 뉴욕주의 상원위원을 암살할 계획을 세우지만 허무하게 실패하고 홧김에 자신이 전에 구하지 못한 어린 매춘부가 있는 사창가로 향하여 포주를 살해하게 된다.

상원위원을 암살하는 것에 성공했다면 범죄자가 되었겠지만, 포주를 살해함으로인해 그는 뉴욕에서 영웅대접을 받게 된다. 영웅과 악인이 종이한장 차이라는 것이 감독이 영화를 통해 하고 싶은 말이였을까?

영웅, 악인 그 둘을 나누는것은 상황과 우연 또는 관점의 차이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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